* 위의 코스는 아무런 정보 없이 갔던 일정이므로 글 말미에 추천 코스를 올려두겠습니다.

 

 

숙박





꿀잠 

게스트하우스


친절한 사장님, 좋은 위치, 깨끗한 방 / 큰들방 / 추천!

 

  예전에 군산 여행을 다녀 왔던 친구에게서 추천 받아서 간 곳이다. 사장님께서 내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아주 편하게 묵고 왔다. 큰들방은 여자 셋이서 이용하기에 아주 딱 맞았고 (4명부터는 좁을 것 같다), 노을이 지는 월명공원은 예뻤다. 다른 방들과는 달리 화장실을 옆방과 함께 이용해야 했지만 어차피 하룻밤이어서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방 안에는 에어컨과 더불어 작은 냉장고도 있어서 유용했다. 초원사진관과 정말 1분도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사람이 없을 때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체력이 괜찮다면 걸어서 관광지를 다닐 만한 위치이다. 

 
 

 

 

 

맛집










디어마이

 



최동민 

양푼갈비




안젤라분식





카페


당신이 나보다 

행복하길 바래

유명 맛집과는 인연이 아니었던 우리, 우연히 들어간 곳이 더욱 goood!

 


  원래 유명하다는 고추 짜장면을 먹기 위해 지린성으로 향했는데, 지도상 가까워 보였던 그곳은 습도가 높은 날에 숙소에서 걸어가기엔 굉장히 멀었다. 힘들게 도착해보니 줄도 너무 길고 해서 택시 타고 최동민 양푼갈비로 향했더니 2~4시 사이는 브레이크타임이란다.


  조금 화가 나려고 할 때 바로 앞에 디어마이라는 파스타 집을 발견했다. 우연히 들어간 곳인데 아주 맛있게 먹고 왔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단호박스프도 맛있었고 해물이 들어간 오일 파스타와 조금 매콤한 리조또도 전부 맛있었다. 셋이 먹기에 양이 꽤 많아서 치킨 샐러드는 포장을 해왔다. 서울 내에 파스타 맛집들과 가격은 비슷한데 양이 엄청 많다. 여자 셋이라면 메뉴를 두 개만 주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가 묵은 꿀잠 게스트하우스 근처 식당들은 밤 8시가 넘어가니 모두 문을 닫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수송동(택시 기사님께 여쭤보니 이곳이신시가지였다)으로 향해서 최동민 양푼갈비집으로 갔다. 이곳은 주문을 밤 10시 30분에 마감한다고 한다. 밤 늦게 가서 그런지 분위기 자체가 밥집보다는 안주가 잘 나오는 술집에 가까웠다. 메인 메뉴와 별개로 끊임없이 찬 거리들이 나왔고, 양푼갈비는 매콤한 게 술을 부르는 맛이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을 수 있게 해두어서 좋았다. 하지만 또 가라고 하면 별로 안 가고 싶은 곳이다. 위생적으로 그리 깨끗해보이진 않았다.


  영화시장 안에 있는 분식집이다. 이성당과 가까워서 빵을 사고 곧장 이곳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시장 입구가 워낙 작아서 그냥 지나치려는 걸 지나가시던 분이 알려주셔서 겨우 찾았다. 잡채 하나 김밥 한 줄, 떡볶이 일인분 이렇게 먹었는데 정말 애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다. 떡볶이는 엄청 달았고 잡채는 소고기 다시다 맛이 강했다. 김밥은 무더운 날씨에 조금 걱정이 될 만한 맛이었다. 친구는 너무 맛있었다고 하니 기대 없이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고우당을 구경하다가 동국사로 가기 전 더위를 피할까 하고 아무 카페나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독특한 곳이었는데 내부는 더 독특했다! 각종 드림캐처와 퀼트 장식들이 안 어울릴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의자도 독특하고 뒷문으로 오고 가는 길고양이들이 카페에 분위기를 더했다. 아마도 카페 사장님께서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시는 듯 했다. 제 집 안방처럼 낮잠을 자는 고양이와 사람을 엄청 경계하는 고양이가 사장님에게는 편하게 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카페 이름도 모르고 갔는데 나중에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당.나.행 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름도 독특한 카페다.


 



 

 

관광지





근대

역사박물관

(통합권 코스)














군산항쟁관





경암동 

철길마을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느낄 수 있는 도시, 군산

 


  스토리텔링이 확실한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정말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군산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떠났던 여행지 치고는 내게 남은 것이 참 많다. 곡창 지대인 호남 지방에서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많은 수탈을 자행했는지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 예전에 목포로 여행을 갔을 때는 이런 생각 없이 회만 맛있게 먹고 왔었는데, 이번 군산 여행은 참 답답함을 안겨 주었다. 

  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관련 관광지를 모두 입장할 수 있는 통합권은 1,000원만 더 내면 된다. 스탬프투어를 하려면 박물관에서 뭘 받아야 한다는데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바람에 어차피 다 못볼 것 같아서 스탬프는 신경쓰지 않았다. 


  근대역사박물관은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서 금방 둘러볼 수 있다. 군산 지역에서 항일 운동을 앞장서서 했던 인물, 그들이 근거지로 삼았던 곳, 그 당시의 문화 등을 한 곳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3층은 사진 찍을 곳이 많아서 사람이 북적였다. 그때의 영화관을 재현한 곳에서 심청전을 상영하고 있었는데 진짜 옛날 느낌이 나서 재미있었다.


  그 다음엔 근대미술관과 근대건축관을 갔다. 미술관에는 현재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그 건물이 일제강점기 때는 어떤 식으로 사용됐는지, 어떤 역사를 거쳐서 현재 미술관이 됐는지 설명하는 공간이 있다. 건축관은 미술관보다 더 본격적으로 군산에 위치한 여러 건물들의 역사를 한 곳에 모두 담아두었다. 기분 나쁘게도 건물들이 예쁘다. 우리 민족을 수탈하기 위해 세운 건물들이 예쁘다니 아주 불쾌한 감정이었다.


  통합권으로 갈 수 있는 다섯 곳이 모두 한쪽에 몰려 있어서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었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통합권에 나와 있는 세관 건물이나 해양공원도 갈 수 있었을 텐데 못가봐서 아쉽다. 



  군산항쟁관은 근대역사박물관 통합권 코스와는 거리상으로도 멀고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동국사과 고우당 사이에 있으니 지나가는 길에 한 번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 곳은 아주 작은 건물인데 군산의 항쟁의 역사를 조금 더 자세히 다룬 곳이다. 1층은 근대역사박물관이나 근대건축관 등에서 다룬 내용이 반복적으로 있긴 하지만 작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가면 작은 체험 공간이 있다. 



  주워듣기로 다들 철길마을 가서 사진을 찍는다길래 우리도 마지막 일정으로 철길마을을 추가하였다. 군산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까이에 있어서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된다면 철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 철길 역시 일제가 수탈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설치한 기찻길이다. 이곳에서는 주로 옛교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것 같다. 하지만 철길이 굉장히 짧기도 하고 철길 옆에 실제로 주민분들이 거주하는 집이 있고 해서 사진을 목적으로 굳이 일정에 추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사진을 찍고 싶다면 대부분 사진을 찍는 곳보다는 고속버스터미널 방향으로 5분 정도 철길을 더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꽃밭이 나을 듯 하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구, 히로스가옥)


고우당




동국사


 

  옆 분 말씀에 따르면 올 4월까지는 집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다는데 보존을 위해 이제는 막아두었다고 한다. 일본식 정원과 건물이 마찬가지로 아주 기분 나쁘게 예쁘다. 일제의 수탈로 힘들게 살던 우리 민족에게 이 가옥이 얼마나 웅장해보였을지를 상상해보았다. 얼마나 울분에 차 있었을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집 입구에 걸려있는 태극기였다. 어떤 의미로 꽂아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조차 항일의 의미로 다가왔다. 비록 역사적 의미로 남겨둔 건물이지만 마냥 예쁘다고 보지 말고(?) 우리 민족의 아픔을 잊지 말라는 의미 같았다.


  아주 가까운 곳에 고우당이 있는데, 고우당의 건물들이 히로스가옥보다 뭔가 더 작고 희한한 모양새로 모여있다 싶더라니 숙박체험을 위해 일부러 지은 건물이었다. 이곳에서 숙박하지 않았더라도 구경할 수는 있는데 어차피 겉만 둘러보고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정도라서 가볍게 둘러보면 될 듯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동국사이다. 보통의 절과는 달리 찾아가는 길이 힘들지 않아서 좋았다. 아주 작은 절이라 입구에 있는 안내문을 자세히 읽었는데, 이 안내문이 짧지만 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서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저 유일한 일본식 사찰, 이라고 생각하고 갔던 곳에서 평화의 소녀상과 그 뒤에 있는 참사문(참회와 사죄의 글)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그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괜히 소녀상의 손을 만지며 짧게 기도를 했다. 그러고 나서 참사문을 읽고 돌아서면서 한 번 더 손을 잡았다.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참사문의 내용은 짧게 말하자면, 종교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앞장서서 인간의 존엄성을 해쳤음을 반성한다는 글이다. 


 

 


  일제의 영향 때문인지 군산의 건물들은 모두 낮다. 그 낮은 건물들을 지나면서 나는 당시의 군산을 상상했다. 논밭이 펼쳐진 평화로운 곳에 수탈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기찻길을 만들고 뜬다리를 만들고, 우리 민족들에게 땅을 빼앗기 위해 은행을 세우고 그렇게 빼앗은 땅들을 자국민에게 주어 건너 온 일본인들은 멋들어진 가옥을 세우고... 그러나 군산 사람들은 빼앗긴 땅에서 핍박 받으면서도 항일 투쟁을 계속했다. 이내 다시 되찾았을 때 동국사 돌기둥에 새겨진 일제의 흔적을 지워버리기도 했다. 얼마나 울분에 가득차고, 환희에 가득찬 순간들이었을까.

  정보 없이 무작정 떠났던 여행인지라 어떻게 다니면 편할지를 몰라서 무작정 택시를 타다 보니 8,9번은 탄 것 같다. 근데 참 신기한 게 단 한 번도 택시 기사님이 친절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여행지 그 자체도 좋았지만 이렇게 친절하신 기사님들 덕분에 군산에 대한 이미지도 더 좋아졌다. 군산은 주말에 1박 2일로 부담 없이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이었다. 막상 다녀오니 못 가본 곳에 아쉬움이 남는다. 원래 군산으로 여행가는 프로그램을 보고 군산에 가보고 싶다 생각했었던 건데, 그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월명공원이나 선유도는 가보지도 못했다. 몇 년 전 왔었던 채만식문학관도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근대사를 주제로 여행했던 이번 여행도 좋지만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군산의 경치를 더 구경하는 일정으로 떠나보고 싶기도 하다. 택시기사님이 강력 추천하셨던 은파 호수공원도 가보고! 


  이미 다녀왔던 여행지를 바탕으로 은파 호수공원만 추가해서 코스를 추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마지막으로 팁 아닌 팁!

  관광지들이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기는 하지만 택시비 또한 매우 저렴하므로 걸어서 15분이 넘어가는 거리는 그냥 택시를 타는 것도 좋다. 이성당은 빵이 나오는 시간에 가면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가장 인기 좋은 단팥빵과 야채빵을 제외하고 구입을 할 때는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멜론빵은 매우 달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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