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자기소개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보통 가장 먼저 이름을 말하고, 그다음 나이를 말한다. 만약 나이를 이야기하기에 적절하지 않은(또래끼리의 만남이 아닌) 모임이라면, 직장인인지, 학생인지, 혹은 그 사이인지와 같은 신분을 이야기한다. 그다음에는 때에 따라 이곳을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누구의 소개였는지,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등을 말하고 잘 부탁한다는 인사와 함께 마무리한다. 그다지 어렵지 않게 1분이 안 되는 소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기소개를 하다 보면 가끔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 재밌는 상황이 이어진다.
한편, 충분한 시간을 주어 '자기를 소개'해보라고 한다면, 그때부터는 매우 난감해진다. 객관적인 사실을 아무리 나열해도 시간이 남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민한다. 어떤 게 나일까. 어떤 경험을 이야기할까. 이들이 진정 나를 대표하는 것일까. 나를 소개할 줄 안다는 것이야말로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하고, 그중에서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픈 나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정해야만, 제한된 시간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나를 소개할 수 있다.
이처럼 나를 소개하는 것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하는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이다. 의식하지 않은 사이에 우리는 끊임없이 나의 이야기를 다듬어 소개하고 있다. 진학을 위해 혹은 구직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그렇고, 소개팅에 나가 상대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3주차 강사 김진호 선생님
실리콘밸리의 기업 80%의 직원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상당 부분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고 있으며, 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구글이 1900명 채용을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주가는 내려갔다. 그만큼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이 떨어질 거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직원 수가 기업 가치와 비례하지 않는 사회에서 더 이상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얻는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는 세계에서 단연 1위에 빛나는 노동 시간이나, 높은 60대 노인 빈곤율이 보여준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한 방송에서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인 강원국 선생님은 이에 대해 '나의 콘텐츠대로 살기'라는 답을 하셨다.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삶, 그것이 필요하다.
'콘텐츠'란 쉽게 말해, 모든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물을 뜻한다. 원래는 서적·논문 등의 목차를 뜻하는 말이었으나, 현재는 영화, 음악, 프로그램, 게임, 글 등을 통칭한다. 이런 정의를 살펴보면, 나만의 콘텐츠란 무엇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만의 콘텐츠는 자기소개를 하듯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다만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원래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우리는 한정된 시간만이 주어져 있다. 이를 대신하여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간접 경험을 하게 해주고, 책을 통해 쌓인 콘텐츠는 나의 실제 경험과 융합되어 또 다른 콘텐츠를 낳는다.
두 번째, 사람을 만나야 한다. 선생님께서는 이를 '느슨한 연대의 힘'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각자의 분야에 속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또 다른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서고, 만남의 목적을 명확하게 하며, 여유를 가지고, 베풀 줄 알며, 체력을 다져야 한다.
세 번째는 나의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
창의성은 천재만이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창의적 아이디어는 곧, 생각의 노동이다. 한 문제를 가지고 얼마나 오래 생각하는가가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새로운 재료를 모으거나 기존에 있는 재료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connecting the dots'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에서 말했듯이 점처럼 찍어 왔던 과거의 경험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인생이 된다. '그냥 해본' 사소한 경험들이 점이 되어 쌓이고, 그 점(text)을 내가 원하는 맥락(context)에 맞게 조절하여 완성해낸다면 그것이 바로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20대 후반에 들어서는 지금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삶을 살아오면서 나 자신에게 확신을 가진 날보다 불안함 속에 사는 날이 많았다. 사회에 나를 맞춰가는 삶을 사는 것이 정도라고 배워왔기에,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강의는 나에게 집중하는 삶, 나의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삶,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류도현 선생님, 이고운 아나운서와 함께한 블록체인 Q&A 시간
오늘은 3주 차 강의에 앞서 다시 한번 블록체인 Q&A 시간을 가졌다. 2주 차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해서 남아 있던 궁금증을 해결한 좋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류도현 선생님께서 맛있는 피자까지 사주셨는데, 이 글을 쓰면서 피자 사진을 보니 피자 역시도 connecting the dots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관없을 것 같은 다른 재료들이 모여 하나의 맛있는 피자를 이루었다.
나도 나만의 피자를 완성해나가는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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